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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15, 2022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오픈월드가 무르익었다 -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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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SIEK)

2017년에 출시된 호라이즌 제로 던은 당대 출시된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 함께 대오픈월드 시대를 연 주역으로 손꼽힌다. 동떨어져 보이는 원시문명과 최첨단기술을 설득력 있게 엮어낸 독자적인 세계관이 매력으로 손꼽혔고, 기계 생명체가 가득한 오픈월드를 탐색하는 맛을 제대로 살려냈다는 평을 들었다. 킬존 이후 이렇다 할 타이틀을 내지 못했던 게릴라를 플레이스테이션 대표 퍼스트파티 반열에 올려놓은 게임이기도 하다.

실제로 호라이즌 제로 던은 올해 2월 기준 누적 판매량 2,000만 장을 기록했다. 게임성은 물론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이토록 성공한 전작 뒤를 잇는 후속작을 만드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 기반 없이 시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다. 혁신에만 무게를 실으면 고유한 강점이 희석되고, 전작에만 집중하면 새로운 타이틀에서 기대할법한 색다른 맛을 내기 어렵다. 강점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오는 18일 출시되는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완급조절에 성공했다. 전작에서 구축한 독창적인 세계관을 매력적으로 담아냈으며,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탐험의 폭이 더욱 더 깊어졌다. 전작에서 단점으로 지목됐던 근접전투는 새로운 스킬트리를 바탕으로 활용도가 늘었고, 콘텐츠 분량 역시 확장되며 파고들만한 요소가 대거 늘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리뷰에 포함된 스크린샷은 ‘PS5 성능 우선’ 모드에서 촬영했음을 알린다.

탐험의 묘와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 기계 생명체가 살아 숨쉬는 원시세계는 이번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탐험은 전반적으로 전작과 비슷한 감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전작 역시 오픈월드에서 기대할법한 탐험의 맛을 기술과 원시문명이 공존하는 세계관에 녹여낸 느낌이었다. 이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독자적인 요소가 많다기보다는 여러 요소를 잘 버무려 돌아다니는 묘미가 살아 있는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냈다는 것에 가깝다. 후속작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바다와 공중까지 그 범위를 넓히며 탐험의 깊이를 더하는데 성공했다.

우선 바다의 경우 산소 마스크를 끼면 산소 게이지 없이 자유롭게 물 속을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단순히 이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바다에 가라앉은 유물을 발굴해내거나 바다에서 살아가는 미지의 적을 마주칠 수 있다. 산소 마스크를 획득하기 전에도 수영과 잠수로 물에서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하지만, 산소 게이지 한계로 인해 일정 깊이 이상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후 퀘스트를 진행해 산소 마스크를 획득하면 단계적으로 탐색 범위가 넓어지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주인공 에일로이가 점점 더 노련한 사냥꾼이 되어간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다.

확장된 영역은 바다만이 아니다. 이번 타이틀에서 신규 장비로 추가된 ‘풀캐스터’는 필드를 더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풀캐스터는 튼튼한 줄에 긴 갈고리를 단 특수 장비이며, 게임 초반부에 획득할 수 있다. 간단한 장비지만 활용도가 매우 높은데, 그 중 하나가 암벽등반이다. 전작에서도 암벽등반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그 과정에서 풀캐스터는 뛰어올라 X버튼을 누르는 간단한 조작으로 멀리 있는 갈고리에 줄을 걸어 빠르게 이동하거나 버팀대에 줄을 걸고 급강하는 레펠 강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방패를 마치 글라이더처럼 쓰며 높은 곳에서 활강할 수 있는 실드윙, 기계 생명체를 해킹하는 강제 전환으로 지상은 물론 공중에서도 탑승장비를 쓸 수 있다는 점 등을 통해 공중 영역에 대한 활용도도 넓어졌다.

▲ 탐험의 범위가 육해공으로 넓어진다 (사진제공: SIEK)

다시 말해 기계 생명체가 가득한 오픈월드를 누비는 재미가 육해공을 아우르는 형태로 확장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타이틀의 경우 전작보다 사이드 퀘스트 등 메인 시나리오 외에도 즐길거리가 대폭 늘었고, 각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층 넓어진 무대를 제대로 활용한다. 높은 산맥에 위치한 유적지를 탐색해서 숨겨진 보물을 찾거나 풀캐스터로 닫힌 환풍구를 뜯어서 새로운 경로를 열어가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사이드 퀘스트 중에는 신규 장비를 보상으로 주는 종류도 있어, 실리와 재미를 동시에 손에 쥐는 것이 가능하다.

▲ 풀캐스터는 다용도로 활용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풀캐스터로 높은 곳에서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방패를 글라이더처럼 사용하며 활강할 수 있는 실드윙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절경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리고 전작에서도 등장했던 AR 장비 포커스는 이번에도 활용도가 높다. R3 버튼을 길게 누르면 기계 생명체 및 적에 대한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가볍게 누르면 지형을 탐색해서 어느 부분을 잡고 올라갈 수 있는지가 황금색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맬 위험이 적다. 아울러 스캔을 통해 풀캐스터로 당길 수 있는 상자나 환풍구, 줄을 고정시켜 올라갈 수 있는 지지대 위치 등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편의성을 높여 탐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답답함을 줄여주고,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원시세계를 탐험한다는 특유의 세계관과도 잘 어울린다.

▲ 주변을 스캔하면 잡고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 표시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초반에는 곳곳에 잠겨 있는 지역이 있는데 이후에 이를 개방해 탐색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작에서 활용도가 낮았던 근접 전투의 재발견

호라이즌 제로 던에서 근접 전투는 마무리 공격이나 은신 공격 정도에만 쓸 수 있고, 실전에서 활용도가 부족해서 아쉽다는 평을 받았다. 창을 쓰는 근접전보다 활을 사용하는 원거리 전투가 핵심을 이뤘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에서도 ‘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계 생명체의 약점을 쏘거나 꼬리 등을 파괴하는 부위파괴가 있고, 일부 아이템은 사실하기 전에 활로 특정 부위를 쏘아서 떨어뜨려야 획득할 수 있다.

▲ 부위파괴 관련 트로피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고 해서 근접 전투를 전작 그대로 가져온 것은 아니다. 그 배경에는 전작보다 캐릭터를 키우는 RPG적인 요소를 강화한 이번 타이틀의 특징이 있다. 제로 던 역시 액션 RPG를 표방했으나 성장 요소가 다소 부족해서 ‘RPG’보다는 ‘액션’만 부각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레벨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포인트로 전사, 덫사냥꾼, 사냥꾼, 생존자, 침투자, 기계 달인까지 6종으로 구성된 스킬트리를 강화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육성 요소가 도입됐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스킬트리를 기반으로 근접전투 활용도도 크게 높아졌다. 근접전에 관련된 스킬트리는 전사인데 포인트를 투자하면 짧은 시간에 연속으로 콤보를 넣거나 강력한 한 방을 먹이는 신규 스킬을 개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타이틀에는 기계 생명체와 함께 서부 금역을 장악한 적대세력인 테낙스와도 빈번히 부딪친다. 이 중에는 탑승장비를 타고 공격하는 무리도 있는데 활로 탈것을 무력화시키고, 근거리에서 적을 사살하는 좀 더 전략적인 승부가 가능하다.

▲ 총 6종으로 구분되는 스킬트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새로운 기술을 개방해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울러 앞서 설명한 풀캐스터, 실드윙 등은 전투에서도 전장을 활용하는 범위를 넓혀준다. 필드 곳곳에는 높은 기둥이 설치되어 있고, 이 기둥에 풀캐스터를 걸고 올라가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단번에 공중으로 높이 뛰어오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활용해 기둥으로 올라가서 치명적인 공격을 피하거나 높은 곳에서 실드윙으로 활강하며 절호의 공격 기회를 노리는 입체적인 전술을 펴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중반부 이후부터 거대한 보스와 격돌하는 구간이 있는데 지상과 공중을 넘나들며 진격의 거인의 입체기동이 생각나는 액션이 가능하다.

발전한 것은 주인공 에일로이의 전투 기술만이 아니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전작으로부터 6개월 뒤를 다루는데 그 사이에 관련 기술이 발전했는지 적들 역시 똑똑해졌다. 기존에는 발각될 경우 수풀에 숨어 있으면 적들이 추적을 멈추고 물러났는데, 이번 타이틀에서는 다르다. 멀리 숨어서 공격해도 주인공을 찾을 때까지 끝까지 추격하며, 주위에 있던 동료들을 몰고 오기도 한다. 숨어서 적들을 섬멸하는 소위 ‘꼼수 플레이’가 이번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무리 장비를 강화하고, 스킬을 높였어도 다수의 적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은 매우 버겁다. 따라서 필드 곳곳에 있는 수풀에 기척을 숨기고 조용히 접근해 하나씩 잡아나가는 은신 플레이가 중요하다.

▲ 강력한 대형 생명체도 등장하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포커스로 약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숨어서 절호의 기회를 노려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지막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속성공격이 가능하며, 각기 다른 속성이 부여된 무기가 등장한다. 적 역시 각각 상성과 역상성인 속성이 있기에 여러 장비를 가지고 다니며 상황에 맞춰 사용하면 된다. 전작처럼 포커스로 적을 스캔하면 주요 약점, 파괴되는 부위, 잘 먹히는 속성 등을 확인할 수 있기에 처음 만나는 적이 있다면 R3을 눌러 스캔을 해두면 좋다. 마지막으로 전투 난이도를 확 낮춘 스토리부터 예상치 못한 매운 맛을 맛볼 수 있는 매우 어려움까지 5단계로 구분되는 난이도를 지원하기에 취향과 상황에 맞춰 골라보자.

▲ 상황에 맞춰 무기 중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추방자에서 영웅이 된 에일로이의 성장은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는 출시 전이기에 자세하게 언급할 수 없으나, 발전된 게임성에 궤를 맞춰 더 성숙해지는 에일로이의 여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전작에서 에일로이는 부족에서 따돌림 당하는 추방자에서 세계를 멸망에서 구해내는 구원자가 됐다. 후속작에서는 에일로이의 영웅적인 면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에일로이가 여러 사람을 만나 관계를 쌓아가며 다른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깨닫게 된다. 전투는 물론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에일로이는 완연한 성인이 되어간다. 여기에 시리즈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고대인’에 대한 비밀과 가이아, 하데스를 포함한 AI들의 행보,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 한층 성숙해진 에일로이를 만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새로운 인물과 관계도 쌓아나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하데스 및 주요 AI들의 비밀도 밝혀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결론적으로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전작에서 발굴해낸 장점은 강화하고,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된 단점은 보완하며 기대에 걸맞은 완성도를 보유했다. 전작을 좋아했던 팬이라면 독자적인 매력을 보유한 세계를 상하좌우로 더 깊이 있게 탐색하며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고, 해보지 않았던 게이머라도 탐색과 전투가 강조된 오픈월드 게임을 좋아한다면 만족스럽게 즐길만한 타이틀이다. 특히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았더라도 프롤로그를 통해 ‘제로 던 프로젝트’ 등 기존 주요 내용을 알려주기 때문에 이전 내용을 몰라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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