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4차례 변경 끝 미국 플로리다서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
발사 후 137일간 이동 후 달 궤도 진입…1년간 탐사 임무 수행
우리나라의 첫 심우주 프로젝트인 달 탐사선(궤도선·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KPLO) 개발이 올해 여름 발사를 앞두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6년 개발 논의가 시작된 KPLO는 설계 지연, 탐사선 중량 증가, 궤도 진입 이동 경로 변경 등으로 사업 계획이 4차례나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국내 산학연의 노력과 국제 협력 등을 통해 약 6년 반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KPLO은 다음 달 최종 리허설을 마친 뒤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로 이동한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는 8월 1일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달 탐사 여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달 탐사 사업을 주도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 8일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공동 주최한 과학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고 KPLO 개발 현황, 주요 임무, 활용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 약 2m 크기 직육면체에 6개 탑재체 장착
달 탐사선은 달 궤도에 진입해 그 주위를 돌며 달 관련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일종의 인공위성이다.
현재까지 달 탐사선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옛 소련(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등 6개국뿐이다.
우리나라의 달 탐사 개발 사업은 2016년 1월 첫 논의가 시작됐다. 사업 종료 시점인 올해 말까지 총 2천36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항우연은 달 탐사선 시스템을 구축하고 탐사선과 교신할 수 있는 심우주지상국시스템을 마련했다.
KPLO 비행 모델(FM) 구조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했으며 추진 시스템은 한화가 개발했다.
달 탐사 세부 임무를 수행할 탑재체는 국내외 협력으로 제작됐다.
KPLO에는 총 6개 탑재체가 실린다. NASA가 제작한 섀도캠(Shadow Cam)을 비롯해 고해상도카메라(항우연), 광시야편광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자기장측정기(경희대학교), 감마선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인터넷 성능 검증기기(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다.
구조체와 탑재체 개발을 주관한 기관 이외에도 달 탐사 개발 사업에 참여한 국내외 기간은 40여 개에 달한다.
KPLO은 약 2m 정도의 크기의 직육면체(2.14m×1.82m×2.29m)로, 연료 260㎏을 포함한 총 중량은 678㎏이다.
첫 설계 당시 KPLO의 중량 목표는 550㎏였지만 시험 모델 개발 과정에서 늘어났다.
중량이 늘어나면서 달 궤도 진입을 위한 이동 경로는 '단계적 루프 트랜스퍼 방식'(PLT)에서 '달 궤도 전이 방식'(BLT)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KPLO는 지상에서 발사된 뒤 137일간 우주를 비행하다 달 궤도에 진입하는 과정을 밟는다.'
◇ 지구서 156㎞ 이동 후 부메랑 모양 그리며 달 궤도 진입
KPLO는 모든 부품 제작과 조립을 마치고 우주 환경을 제대로 견딜 수 있는지, 발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를 파악하기 위해 열진공시험, 동적시험, 전자파환경시험 등을 진행했다.
5월에 진행되는 최종 준비 리허설을 마치면 KPLO는 7월 초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로 이동한다.
현재 기준으로 발사 유력일과 시간은 한국 시간 8월 1일 오전 8시 35분(현지 시각 7월 31일 오후 7시 35분)이며 현지 상황에 따라 발사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8월 1일부터 한 달간이다. 이 기간 어느 날짜에 발사돼도 달 궤도 도착일은 12월 16일이 되도록 준비된다.
항우연 김대관 달탐사사업단장은 "발사에 쓰일 팰컨-9 로켓에는 KPLO 이외에 다른 위성이 실리지 않는다"며 "하나의 발사체에 여러 위성이 탑재되면 위성 결함 발견 시 발사일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KPLO는 이럴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2단 로켓인 팰컨-9는 발사 후 1단 엔진 종료, 1단 분리, 2단 엔진 점화, 페어링 분리 등 과정을 거쳐 KPLO가 목표한 이동 궤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우주 공간에 사출한다.
지구와 달 사이 직선거리는 38만㎞지만 KPLO는 지구에서 약 156만㎞ 떨어진 심우주까지 이동한 뒤 다시 지구 근처로 돌아와 달 궤도로 진입하는 BLT 경로에 따라 움직인다.
BLT는 KPLO가 지구를 시작으로 부메랑 모양을 그리며 움직이다 달 근처에 도달한 뒤 달 중력에 잡혀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KPLO가 이처럼 까다로운 이동 경로를 택한 이유는 개발 과정에서 늘어난 중량 때문에 임무 수행 과정에서 연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BLT는 이동 거리가 멀고 자체 추진력을 이용할 때보다 제어가 까다롭지만, 지구와 태양의 중력을 이용할 수 있어 연료 절감 효과가 있고 오랫동안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KPLO는 달 궤도에 진입한 후 후 약 보름간 타원형 궤도로 달 주변을 4바퀴 돌고 12월 31일 임무 궤도인 원궤도(달 상공 100㎞)에 안착한다.
KPLO가 정상적으로 임무 궤도를 유지하면 탑재체들이 본격적인 달 탐사 임무 수행을 시작한다. 탐사 임무는 내년 1년간 진행된다.
김 단장은 "달 궤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연료를 아낄 수 있다면 추가 임무 진행도 가능하다"며 "추가 임무 진행 여부는 2023년 6월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첫 심우주프로젝트 달탐사선 개발 마무리 돌입…8월 우주로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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