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구가 핵전쟁ㆍ자원 고갈로 황폐해졌다. 그렇다면 인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먼 우주를 개척하려면 우주 한복판에 기지·정거장이 필수인데 가능할까?
과학자들이 이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우주 도시 건설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놨다. 둥근 통 모양으로 가운데가 뚫려 있고 테두리는 신축성 있는 물질로 이뤄진 구조물을 만든다. 이후 소행성을 채집해 외벽에 붙여 놓고 자원으로 사용하면서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23일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은 올해 초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천문학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애스트로노미&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1972년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물리학자 제라드 오닐이 발표했던 '오닐 실린더(O'neil cylinder)' 개념을 빌려왔다. 거대한 원통을 회전시켜 자체 중력을 만들 수 있다는 오닐 실린더 구상은 당시 대중들에게 우주 도시 건설이 가능할 수 있다는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여기엔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나 스페이스X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 등 최근 우주 개발에 열중한 억만장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당시 오닐 실린더 구상은 자급 자족 능력이 없어 지구에서 계속 필요한 자원을 공급해야 해 거리도 한계가 있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연구팀은 소행성 부스러기들을 중력에 의해 가둘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오닐 실린더 아이디어에 응용했다. 우선 우주 공간에 맨해튼(약 57㎢) 크기 정도 되는 테두리만 있는 원통 모양의 오닐 실린더 방식의 구조물을 설치하고 외벽엔 유연성 있는 탄소 나노 섬유를 붙이는게 핵심이다. 오닐 실린더처럼 회전하는 원통으로 중력을 만들고 외벽에는 소행성의 잔해를 고정시키고 건물을 건설해 우주 도시에 필요한 광물 자원 및 주거시설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경량이지만 소행성 조각의 무게를 견뎌 낼 수 있을 만큼 강한 탄력을 가진 탄소 나노 섬유를 외벽의 소재로 사용하자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이론적으로 둥근 통 속에 어떤 물건을 넣고 회전시키면 그 물건이 통에 밀착하듯이 소행성 조각들도 이 도시 구조물의 외벽에 단단히 고정된다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같은 우주 도시 건설이 가능할 경우 태양계 탐사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고, 억만장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우주 여행도 보편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런 소행성 도시들이 조만간 건설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런 도시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은 모두 현존하고 있고 물리적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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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핵전쟁 나면 인류는 이런 곳에서 산다 - 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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