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는 이론상 최고에 가까운 속도로 회전(자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1일 공개한 관측 보고서에서 이 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 궁수자리 A*의 X선 및 전파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자전 속도를 나타내는 회전 파라미터가 0.90±0.06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는 블랙홀의 이론상 상한선에 가까운 자전 속도로 여겨진다.
조사를 이끈 루스 데일리 교수는 "지구를 비롯한 다양한 천체는 자전이라는 회전운동을 한다"며 "그 속도는 다양하지만, 어떤 천체든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블랙홀은 일반 천체처럼 물질로 구성되지 않고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시공간의 성질을 띤다"며 "이 때문에 물질과 같은 정의로 회전속도의 한계를 생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상 어떤 속도보다 빨리 자전하는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이 소멸한다.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보다 안쪽에 존재하는 시공간이기 때문이다. 전혀 자전하지 않는 블랙홀은 회전 파라미터가 0인 반면, 사건의 지평선이 사라지는 한계치에서는 파라미터가 1이 된다. 존재 가능한 블랙홀은 회전 파라미터가 0~1 사이다.
루스 데일리 교수는 "지금껏 발견된 블랙홀들은 회전 파라미터가 1에 가까운 고속으로 자전하는데, 이는 태양의 몇 배 정도 질량을 가진 항성질량 블랙홀일 경우의 이야기"라며 "수많은 은하 중심부에 자리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회전 파라미터는 대부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블랙홀 자체의 자전을 직접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주위를 둘러싼 강착원반의 방사를 관측했다. 궁수자리 A*에 관한 X선과 전파 관측 결과로부터 각 강착원반의 회전 속도를 추산하고, 그 값에서 궁수자리 A*의 회전 파라미터를 산출했다. 0.90±0.06은 1에 가까우므로 궁수자리 A*는 이론적 한계에 가까운 속도로 자전하고 있다는 게 연구팀 생각이다.
블랙홀이 자전한다는 건 관측 장비와 천문학 이론의 발달을 통해 알려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19년 지구와 블랙홀이 존재하는 퀘이사 사이에 놓인 은하의 천체를 렌즈로 삼아 관측한 실험에서 블랙홀이 빛의 속도로 회전할 가능성을 알아냈다.
루스 데일리 교수는 "블랙홀 주변 환경은 자전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며 "블랙홀의 자전은 강착원반의 물질 방사에 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 은하의 진화 등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파악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년 1월 발간되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월보(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소개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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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수자리A*, 이론상 최대 속도로 회전 - 스푸트니크::sput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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