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강화자연사박물관
자연의 역사를 기록한 곳, 강화자연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모든 것은 생명이 없다. 하지만 전시실을 거닐다 보면 어느 순간에 겸손해진다. 인간의 역사 이전에 또 다른 시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데다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자연을 대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물 하나하나 학예사들의 정성과 관심이 들어가 곧 깨어날 것만 같다. 게다가 보는 이의 상상력이 더해지면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모든 것이 서서히 생명체로 변신할 것만 같다.
자연사박물관은 아주 오래전 이 땅을 지배한 공룡과 생명 진화의 비밀을 풀어줄 화석, 지구 탄생의 과정, 희귀한 동식물 앞에서는 호기심이 인다. 말로만 듣던 생명체가 이렇게 생겼구나, 문득 호기심이 생기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자연사박물관은 말 그대로 자연의 역사를 기록한 곳이다.
강화자연사박물관은 다양한 표본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조사·연구하고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전시·교육·문화행사 등을 개최한다. 또한 언제나 재미있고 생동감 있는 관람거리를 제공한다. 다양하고 희귀한 화석, 광물, 식물, 곤충, 등 실물표본들을 직접 관람할 수 있으며, 영상·디오라마 등 최신 전시기법을 활용해 자연생태계를 직접 보고 관찰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
‘우리와 함께 사는 곤충’, 고 박제원 선생이 떠올라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1층 로비 한편에는 향유고래(고래목 향유고래과)가 전시돼 있다. 전체 길이 14.5m. 2009년 1월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에서 좌초된 고래를 강화군에서 확보했다. 향유고래는 몸체와 머리가 매우 육중하고, 검은 청회색이나 갈색이다. 전 세계의 온대 및 열대바다에 서식하며 대체로 무리지어 생활한다. 향고래에서 얻을 수 있는 경랍과 용연향의 상업적 가치로 오랫동안 사냥의 대상이 돼 멸종 직전까지 갔으나 1985년 포획을 전면 금지하면서 멸종위기에서 벗어났다. 어쨌든 박물관 입구부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표소 옆에는 기증·기탁실. ‘우리와 함께 사는 곤충’이라고 쓰여 있고 ‘곤충표본 기증자’ 박제원 선생의 동상이 있다. 강화 출신인 고 박제원(1965~2005) 선생이 기증한 다양한 곤충표본이 있다. 얼마 전에 강화나들길 이사장인 강복희 선생님의 ‘강화도의 나무와 풀’ 전시를 보러 갔다가 안 사실이다.
고 박제원 선생은 예전에 여러 번 봤다.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다. 필자의 조카들이 어렸을 때, 박 선생이 운영하던 곤충박물관에 여러 번 갔다. 강화읍 국화리 진고개 위쪽 마을에 있는 곤충박물관에 조카 넷을 데리고 와서 곤충을 구경했다. 눈을 갖다 대면 곤충의 눈처럼 보이는 도구도 사고, 갖가지 곤충이 인쇄된 사진도 샀다. “고모, 곤충 보러 가요!” 조카들의 한마디에 막히는 시간에도 여러 번 오간 곤충박물관. 그때 조카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던 분이 박제원 선생이었다.
최근에 자연사박물관에 갔다가 선생의 유언으로 부친이 자연사박물관에 기증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구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구나. 박제된 곤충들을 둘러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자연사박물관 1층은 태양계의 탄생, 다양한 생물로 가득한 지구,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 인류의 진화에 대해 전시했고, 2층은 생태계와 먹이그물, 종과 집단을 유지하는 번식, 위장과 모방, 강화갯벌, 생물의 이동 등에 대해 전시했다.
태양계의 탄생은 약 46억 년 전, 우리 은하의 가장자리에서 태양이 만들어졌고, 태양 가까운 곳에 석질의 내행성이, 그 바깥 쪽에 가스질의 외행성이 자리 잡았다. 이 행성들은 태양을 중심으로 거대한 원판의 궤도 안에서 같은 방향으로 공전하면서 태양계를 이루었다. 지구의 생성, 암석의 순환, 생명의 근원 물, 대륙이동으로 다양해진 지구환경, 원시 대기의 산소.
다양한 생물로 가득한 지구: 최초의 생물은 단세포생물이었고, 이들이 점차 광합성을 하는 녹색식물로 진화하였다. 광합성으로 대기에 산소량이 점점 많아졌고 이에 따라 산소로 호흡하는 생물들이 생겨나게 되며, 지구는 매우 다양한 생물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해양무척추동물, 해양척추동물, 육상무척추동물, 육상척추동물.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 먹이와 공간 확보, 포식자의 위험으로부터의 탈출, 다른 생물과의 경쟁 해소 등 많은 이유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지구 곳곳으로 서식지를 확대하면서 종과 집단의 생존율을 높여 왔다. 바다동물의 부력조절, 물에서 육상으로 진출하는 생물, 다시 수중생활에 적응하는 육상생물, 동물의 비행.
인류의 진화: 6백만 년에 걸친 인류의 진화에서 다른 동물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직립보행이다. 직립보행을 하고도 훨씬 뒤에야 인류는 도구와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진화에 따라 인류의 뇌는 점점 크고 복잡해졌다.
생태계와 먹이그물: 먹고 먹히는 관계, 서로 보호하고 도와주는 관계, 물질을 순환시키고 정화하는 관계 등 작은 미생물에서 거대한 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종속영양생물, 독립영양생물, 초식동물, 공생, 육식동물, 분해자, 기생
종과 집단을 유지하는 번식: 동물의 번식 활동은 구애, 짝짓기, 출산, 육아 등을 포함하고 식물의 번식 활동은 꽃가루받이, 열매 맺기, 씨 퍼뜨리기 등 여러 단계를 포함한다. 자손을 남기는 방범, 생식. 성의 선택.
위장과 모방: 생물은 생존율을 높이고 더 많은 자손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몸을 주변 환경과 동일하게 바꾸어 적을 피하거나 자신이 위험한 존재임을 부각해 생존율을 높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하했다. 위장. 모방.
생물의 이동: 서식지를 옮기는 생물 가운데는 번식, 먹이 활동, 계절에 따른 환경 변화 등의 이유로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생물이 있고, 개체수가 증가해 돌발적으로 이동하는 생물도 있다. 회유성 동물. 철새의 이동.
강화갯벌과 강화에 날아오는 철새들
‘강화갯벌’ 앞에서는 발걸음이 더 느려진다. 강화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며, 우리나라 전체 갯벌 면적의 17%를 차지한다. 유기물이 풍부하고 해수의 유동으로 산소가 잘 공급되기 때문에 생물상이 다양해서 많은 철새가 이곳을 찾는다. 강화도에 찾아오는 철새.
강화갯벌은 조수간만의 차가 매우 커서 수십 킬로미터의 갯벌이 형성된 곳이다. 이곳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며, 우리나라 전체 갯벌 면적의 17%를 차지한다. 강화도 갯벌은 유기물이 풍부하고 해수의 유통으로 산소가 잘 공급되기 때문에 생물상이 다양하다. 갯벌에서 사는 생물로는 게, 망둥어, 민달팽이, 참게, 조개, 갯지렁이 등이 있다. 당연히 철새들이 많이 몰려든다.
강화도에 찾아오는 철새는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검은머리물떼새, 풍대백로, 괭이갈매기, 왜가리 등이 있다. 강화갯벌에서 볼 수 있는 철새 중 가장 희귀한 새인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2천여 마리 남은 멸종위기종이며,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저어새라는 이름은 물을 휘저어서 먹이 사냥을 하는 습성에서 지어졌다.
강화자연사박물관에 가서 강화지역에 대해 써둔 곳을 집중해 보면 재미있다. 강화 땅에서 보는 강화의 자연사가 아주 생생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자연사박물관은 보는 이가 시시각각 상상력을 작동하면서 보면 더 재미있다. 최근에는 ‘AR로 체험하는 자연사박물관’ 프로그램이 생겼다. 입장권을 살 때 신분증을 맡기면 태블릿을 받을 수 있고, 이 태블릿을 이용해 전시를 좀 더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강화에 들르시거든 자연사박물관도 함께 다녀가시길.
강화의 자연史, 아주 생생하게 다가오는 곳 - 인천in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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