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민 베뉴3에서 아침 기상 때마다 모닝 리포트를 보낸다. 다 읽고 나면 이렇게 하루를 잘 보내라고 인사 메시지를 보낸다. 정옥재 기자 |
가민 베뉴 3에서 5일 연속으로 운동(걷기 목표량)을 달성했다는 알람이다. 정옥재 기자 |
가민 베뉴 3에서 하루 끝무렵에 보낸 메시지. 정옥재 기자 |
● 착용 7주차의 어느 일상
기자는 체험 7주 차에 접어들었던 지난 23일 오후에 피로 누적, 강추위 등의 영향으로 감기·몸살 기운이 돌았다. 퇴근 전부터 열이 나고 근육통이 느껴졌다. 퇴근할 때에는 심장에 찌릿한 느낌도 들었다. 기자는 순간적으로 스마트 워치를 보았다. 워치의 심박변이도(HRV)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심박수, 호흡 수 모두 정상이었다. 만일 심장에서 이상 반응이 지속되고 워치에서도 이 이상 증상에 대해 알람이 있었다면 병원 응급실에 갔을 것이다. 심장에서 지속적으로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그것은 심근경색 징조다. 이럴 때에는 빨리 응급실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이후 워치에서도, 몸에서도 아무 반응이 없어 응급실에는 가지는 않았다.
퇴근 이후 최대한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워치에 ‘모닝 리포트’가 와 있었다. 날씨, 수면 시간을 알려주면서 ‘신체 상태에 집중하라’는 조언이었다. 이와 같은 조언이 며칠간 지속됐다. 감기 몸살이 끝날 무렵인 지난 28일 아침에는 ‘모닝 리포트’에 다른 메시지가 떴고 ‘바디 배터리’는 91이었다. 충분한 휴식이 있었기 때문에 몸 상태도 감기에 걸린 상태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줬다. 실제로 몸도 많이 개운해진 상태였다.
스마트 워치는 심박 수, 수면 시간 측정에서 벗어나 기존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을 관리해 주는 정도까지 발전했다(※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면 신속하게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한다. 스마트 워치 정보는 건강 관리용이지, 의료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의사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가민, 베뉴3 특징은
가민 워치의 중요한 특징은 ‘모닝 리포트’와 ‘바디 배터리’다. 가민 워치를 쓰는 동안 아침 기상 전에 ‘모닝 리포트’가 날아온다. 스마트폰에 설정한 지역의 날씨를 알려주고 그날 수면 상태 등을 수치로 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하루의 활동 범위, 노동 강도를 추천한다. 잠을 잘 못 잤다면 그날은 무리해서는 곤란하다.
이 제품의 또 다른 독특한 서비스는 ‘바디 배터리’다. 사용자가 충분한 휴식을 취했을 때 이를 수치로 환산해 예를 들면 +50 등의 점수를 올리고 기력이 소진됐다는 것이 측정되면 점수를 깎는다. 어느 휴일 바디 배터리 측정값을 보고 앱 화면에서 조금 더 들어갔더니 “지금까지 편안한 하루를 보냈고 운동이나 액티비티를 하기에 충분한 에너지가 남아 있다”고 추천한다. 바디 배터리는 사용자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활동이 많으면 고갈되고 휴식을 취하면 올라간다. 심장에서 보내는 심박 변이도(HRV·심장의 자극 반응 능력), 수면의 질, 활동 등을 분석해 계산한 값이다.
수면도 점수로 측정한다. 규칙성, 수면량, 수면 중 호흡 등을 측정해 환산한다. 이를 ‘가민 커넥트’ 앱에서 그래프로 봤더니 점수가 나왔고 불균형인지 균형 잡힘인지가 측정됐다. 어느 날 6시간 6분 수면을 했다고 나왔다. 수면의 질(퀄리티)은 ‘보통’으로 측정됐고 점수는 71점이었다. 앱 화면에서 ‘수면 코치’를 눌렀더니 30분 더 자야 한다고 추천했다. 다른 제품에서 보기 어려운 기능 중 하나는 계단 오르기 측정이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계단을 오르거나 오르막길을 이용하면 목표치에 달성했다고 알람이 온다.
가민 베뉴 3와 연결된 가민 커넥트 앱에서 하루를 분석한 모습. 정옥재 기자 |
가민 IQ 앱을 활용하면 가민 워치의 디스플레이를 바꿀 수 있다. 화면은 가수 아이유 사진을 넣은 모습. 정옥재 기자 |
가민 베뉴 3 뒷면. 50m 방수가 가능하다는 표시도 되어 있다. 정옥재 기자 |
가민 스마트 워치 밴드는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착용하면 손목 트러블이 덜 발생한다. 정옥재 기자 |
가민 베뉴 3의 또 다른 장점은 강력한 배터리다. 애플 워치, 갤럭시 워치보다 3, 4배 이상이다. 기자는 지난해 12월 14일 처음 착용하기 전 100% 충전을 하고 배터리 소진 과정을 측정했다. 하루에 약 11% 줄어들었다. 사용 8일째 배터리가 10%가 되자 가민 워치에서는 저전력 모드를 사용할 것인지 물었다. 저전력 모드에서는 심박수 측정, 바디배터리, 수면점수, 알람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첫 화면도 시간을 가리키는 숫자만 남는다. 하루에 10% 대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저전력 모드를 쓰지 않으면 만 9일 문턱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단 기자는 이 측정 기간 운동 모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운동 모드를 자주 사용하면 센서가 작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진을 더 빨리 이뤄진다.
잔여 배터리가 10%인 상태에서 90% 충전까지는 약 60분 걸렸다. 배터리 0%에서 완충 때까지는 약 1시간 30분 걸린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실 사용에서는 배터리 방전은 배터리 수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잔여 배터리 10%에서 충전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충전하는 게 좋다.
● 운동 애호가에 최적
가민 워치는 전문 기기에 가깝다. 때문에 가격대가 높다. 신제품 베뉴 3 출고가는 60만 원대 중반이다. 전자시계 정도로만 사용하거나 수면 측정만 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오버 스펙’이 될 수 있다. 고가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건강 관리’를 하려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제품이다.
달리기를 좋아하거나 운동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베뉴 3가 운동 상태를 측정하는데 적합하다. 기자는 사용 3주 차부터 간단한 운동을 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주위의 가민 사용자로부터 체험담을 들었다.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마라톤 동호인 양성영 씨는 가민 워치를 약 8개월째 사용하는 중이다. 가민 포러너 55를 사용한다. 포러너 55는 달리기 애호가를 위한 기본 제품이다. 포러너 55와 이번 신제품 베뉴 3의 달리기 측정 기능은 거의 비슷하다. 양 씨는 “가민 제품은 GPS가 정확하다. 달리기 대회에 나가보면 1, 2m 차이 이내로 오차가 작다. 주로 운동할 때 쓴다”고 말했다.
양 씨는 이어 “운동 데이터가 정밀하다. 페이스, 심박 측정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사용자는 달리기 스케줄을 제대로 짤 수 있다. 통계를 통해 운동이 늘고 있는지 줄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이렇게 되면 나의 체력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운동할 수 있게 된다. 운동 역량이 향상되는지 감소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심박수가 높은데 늦을 수도 있고 심박수가 적은데 빨리 달리는 사람도 있다. 심박수가 적으면서 빨리 달리는 사람은 심폐 기능이 강한 사람이다. 같은 속도라도 심박 수를 측정해서 여유 있게 달리는지, 운동 역량이 좋은지 알려준다”라고 덧붙였다. 가민 사용자들은 운동 기능 사용 후 그 결과를 SNS에 올리기도 한다.
기자는 가끔씩 보행 기능을 사용했다. 지난달 31일 가민 베뉴 3에서 보행 기능을 눌렀더니 2.03㎞를 22분 39초에 걸었고 페이스는 시속 11.08㎞로 나왔다. 보행 구간을 지도로 표시했다. 이런 기능은 스마트폰 앱(가민 커넥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 통화받기, 전화걸기
베뉴 3에는 전화 걸고 받기 기능이 있다. 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돼 워치가 ‘작은 폰’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침대에 누워 있거나 욕실에 있어 폰에 손이 닿기 어려울 때 유용했다. 폰을 꺼내기 힘들 정도로 추운 날씨일 때에도 편리하다. 워치에서 볼륨 조절도 된다. 다만 워치로 전화를 받게 되면 주위 사람들이 전화 내용을 들을 수도 있다. 워치로 전화 앱을 열어 다른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 수도 있다. 통화 기능이 불필요한 사람은 다른 모델을 구입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베뉴 3은 기능이 많고 정밀하고 배터리 성능이 강력하다는 특·장점은 있지만 단순히 스마트 워치를 전자시계 정도로만 활용하고 워치와 연결된 앱(가민 커넥트)을 잘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재원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잘 판단하는 게 좋다.
반면 심장이 약해서 관리할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베뉴 3의 HRV 측정은 매우 유용할 수 있다. HRV(Heart Rate Variability, 심박변이도)는 심전도(Electrocardiogram, ECG) 신호를 기반으로 시간에 따른 심박수의 박동 간 주기적인 변동을 말한다.
● 가민은 어떤 회사
가민은 1989년 엔지니어 출신인 게리 버렐과 민 카오가 미국 캔자스주 올레이스에서 설립됐다. 게리와 민(Gary+Min)을 합성해 GARMIN이라 이름 붙였다. 이 회사에서는 자동차, 운송기기, 아웃도어, 피트니스, 해양 및 항공 분야에서 GPS가 탑재된 제품을 출시한다. B2B용으로는 GPS를, B2C용으로는 주로 스마트 워치를 만든다.
현재까지 러닝, 아웃도어, 다이빙, 골트, 웰니스 등을 위한 150여 종의 스마트 워치를 출시했다. 부울경에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플래그립 매장인 해운대점이 있다. 수도권에는 가로수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13곳의 매장이 있다. 대전지역의 2개 매장을 합치면 전국에는 18곳의 브랜드샵이 있다.
[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똑똑한 건강비서` 베뉴3, 46일간 써보니 - 국제신문
Read More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