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마이크로 아키텍처 기반의 데스크톱 프로세서, 11세대 코어 시리즈. 출처=IT동아
하지만 로켓레이크 S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5년만에 등장한 새로운 마이크로 아키텍처, 사이프러스 코브(Cypress Cove)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 아키텍처는 쉽게 말해 CPU의 설계라고 할 수 있는데,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까지도 지난 2015년 출시된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해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등장한 게 사이프러스 코브다. 물론,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와 같은 14nm 공정 기반이라 회의적인 시각이 감돌고는 있지만, 충분한 공정 성숙도로 성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내부 대역폭이나 명령어 등을 대거 확충했으니 성능은 분명 차이를 보이리라 예상된다.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의 최상급 프로세서인 코어 i9-11900K, 그리고 중견 라인업인 코어 i5-11600K를 기반으로 새로운 11세대 코어 시리즈의 성능을 확인해보자.
게이밍 PC의 새로운 강자,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중 i9 및 i7의 라인업, 파생 제품마다 성능이 다 다르다. 출처=인텔코리아
11세대 코어 시리즈는 LGA 1200 소켓 기반의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8코어 16스레드 구성에 최대 5.3GHz로 동작하는 코어 i9-11900 시리즈와 8코어 16스레드 구성에 최대 5GHz로 동작하는 코어 i7-11700 시리즈, 6코어 12스레드 구성에 최대 4.9GHz로 동작하는 코어 i5-11600 시리즈, 6코어 12스레드에 동작 속도가 낮아진 i5-11500, 11400으로 구성된다. 이중 코어 i9-11900, i7-11700, i5-11600은 제품 뒤에 K, KF, T가 붙은 파생형 제품이 존재한다. K와 KF는 오버클록을 지원하고, KF는 내장 그래픽이 제외된다. T는 저전력 제품군으로 기업용 PC에 주로 탑재되며, 아무것도 붙지 않은 제품은 오버클록을 지원하지 않는 일반 제품이다.
11세대 인텔 코어 i9-11900K의 CPU-Z(좌) 및 코어 i5-11600K의 CPU-Z(우). 출처=IT동아
리뷰에 사용된 코어 i9-11900K는 기본 3.5GHz에 최대 5.3GHz로 동작하며, i5-11600K는 최대 기본 3.5GHz에 최대 4.9GHz로 동작한다. 두 프로세서 모두 오버클록을 지원해 사용자가 직접 프로세서 주파수나 전력을 세부 조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프로세서의 발열 단위인 열설계전력(TDP)은 일반 프로세서보다 두 배 높은 125W에 달하므로 고성능 공랭 및 수랭 쿨러는 필수다. 메인보드는 11세대 코어 시리즈와 함께 공개된 인텔 500 시리즈 메인보드를 사용할 수 있고, 10세대 코어용 400 시리즈 메인보드 일부와 호환된다. 메인보드는 CPU 및 메모리 오버클록을 모두 지원하는 Z590과 CPU 오버클록 미지원에 메모리 오버클록을 지원하는 H570 및 B560, 오버클록이 빠진 염가형 H510 칩셋이 출시된다. 이전 세대 메인보드는 Z490 및 H470을 펌웨어 업데이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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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에 사용한 데스크톱 구성. 출처=IT동아
테스트 조건은 에이수스의 최상급 메인보드인 ROG 막시무스 XXI HERO 메인보드를 기반으로 에이수스 KO 지포스 RTX 3070 8G 게이밍 OC 그래픽 카드와 지스킬 DDR4-3200 CL14 트라이던트 Z 8GBx4 메모리를 조합했다. 저장장치는 마이크로닉스 워프 GX1 M.2 NVMe SSD를 조합했으며, 쿨러는 높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360mm 라디에이터가 조합된 다크플래쉬 트레이서 DT-360을 장착했다.
인텔 코어 i9-11900K의 PC마크 10 결과(위)와 i5-11600K의 PC마크 10 결과(아래). 출처=IT동아
가장 먼저 표준 시스템 및 부품의 성능을 확인하는 프로그램, PC마크 10을 수행해 코어 i9-11900K 및 i5-11600K의 종합 성능을 측정했다. 테스트 항목은 앱 실행 속도나 화상채팅, 웹브라우저 등을 측정하는 에센셜, 엑셀 및 워드 속도를 재는 생산성, 사진 편집 및 렌더링 속도, 비디오 편집 등을 재는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션 점수로 나뉜다. 해당 테스트에서 코어 i9-11900K는 7,675점을 획득했다. 같은 그래픽 카드 조합에 코어 i9-10900K의 결과가 평균 7,317점이니 약 5% 앞선다. 코어 i5-11600K는 7,689점으로 i9-11900K보다 소폭 높게 나왔는데, i5-11600K의 최저 동작 속도가 조금 더 빠른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후술할 ABT를 활성화해 최대 성능을 끌어올리면 11900K 쪽이 더 높은 점수를 보인다.
인텔 코어 i9-11900K의 3D 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좌)와 i5-11600K의 3D 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우). 출처=IT동아
게이밍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3D 마크 :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도 확인했다. 3D 마크 점수는 다른 게이밍 컴퓨터와 성능을 비교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CPU 성능은 ‘Physics score’에만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코어 i9-11900K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피직스 스코어는 28,373점으로, 에이펙스 레전드 1080p 울트라를 140프레임으로, 포트나이트 FHD 울트라를 180프레임 이상으로 구동할 수 있다. 코어 i5-11600K의 피직스 스코어도 22,888점으로 확인된다.
코어 i5-11600K에 탑재된 UHD 750 그래픽스의 3D 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 그래픽 스코어는 2,416점이다. 출처=IT동아
한편,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에 포함된 Xe 그래픽스에 관한 성능도 함께 확인했다. 오버클록용 프로세서는 게임에서 쓰이는 비중이 높은 데다가 그래픽 카드를 함께 사용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내장 그래픽 성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인텔이 말한 대로 내장 그래픽 성능이 50%나 향상된 게 사실이라면 향후 출시될 Xe 기반 사무용, 보급형 PC의 그래픽 성능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로써 의미가 있다. 인텔 코어 i5-11600K에 탑재된 인텔 UHD 그래픽스 750를 활용해 3D 마크 :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한 결과, 2,416점을 획득했다. 이전 세대 내장 그래픽인 UHD 그래픽스 630의 동일 테스트 결과가 평균 1,400점 대이니 인텔의 설명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정도 점수면 최신 게임은 아니더라도 출시 5년 이상 지난 게임은 시도해볼 수준이다.
코어 i9에 숨겨진 니트로, 어댑티브 부스트 테크놀로지
인텔 어댑티브 부스트 테크놀로지는 기본 상태에서는 꺼져있다. 따라서 바이오스(BIOS)에 진입해 수동으로 켜야 한다. 출처=IT동아
인텔 어댑티브 부스트 테크놀로지(Adaptive Boost Technology, 이하 ABT)는 11세대 인텔 코어 i9-11900K 및 i9-11900KF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성능 향상 기능이다. 이전에도 인텔 프로세서는 베이스 클록과 부스트 클록을 조정해 성능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터보 부스트 기능을 갖추고 있었으며, 코어 i9 시리즈는 전력과 냉각 상태를 파악해 더 높은 속도를 내는 써멀 벨로시티 부스트도 꾸준히 넣어왔다. 이번에 등장한 어댑티브 부스트 테크놀로지는 프로세서가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한계점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며 성능을 끌어올린다. 이론상 코어 i9-11900K는 1, 2코어가 최대 5.3GHz로 동작하며, 다른 코어가 순차적으로 성능을 내는 식으로 상태를 유지한다. 실제로 해당 기능을 활성화한 결과를 보자.
어댑티브 부스트 테크놀로지를 끈 상태(위)와 켠 상태(아래). 출처=IT동아
ABT는 기본 상태에서는 꺼져 있으며, OS가 아닌 바이오스 상에서 수동으로 켜야 한다. 또한 높은 온도를 유지하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술인 만큼 프로세서의 발열을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고성능 공랭 쿨러 혹은 280·360mm 수랭쿨러가 권장된다. PC 마크 10을 활용한 성능 비교에서는 ABT가 켜진 쪽의 점수가 총 8,246점으로 약 7%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전의 테스트에서는 ABT를 끈 상태로 진행했으니, 평소에도 높은 성능을 유지하고 싶다면 상시 켜놓고 운용하는 게 유리하다.
어댑티브 부스트 테크놀로지를 끈 상태(좌)와 켠 상태(우)로 각각 블랜더 벤치마크 bmw27과 classroom을 실행한 결과. 출처=IT동아
3D 렌더링 및 모션 그래픽 프로그램인 블랜더(Blender)를 활용한 벤치마크도 수행했다. 블랜더는 제품·그래픽 디자인부터 게임 모델링, 영화 특수 효과 등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으로, 연산 처리 성능이 높을수록 해당 테스트의 처리 속도도 빠르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성능 비교는 완전히 동일한 오브젝트를 렌더링해 끝나는 속도를 비교한다. ABT가 꺼진 상태에서 bmw27 테스트는 2분 37초, classroom 테스트는 7분 33초가 소요됐다. 이 상태에서 ABT를 켜니 bmw27은 2분 29초, classroom은 6분 47초로 의미 있는 속도 향상이 관측됐다.
시스템 안정성 테스트로 쓰이는 프라임 95를 활용해 ABT가 켜진 i9-11900K의 안정성을 확인했다. 출처=IT동아
ABT가 켜진 상태에서 CPU 동작 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해 오버클록 안정성 테스트에 사용되는 프라임 95 테스트를 40분 간 실행했다. 테스트 중 i9-11900K의 코어 온도는 77~82도를 오르내렸고, CPU 패키지 온도와 코어 온도의 상한선은 94도로 확인된다. 특히 코어 온도가 84도까지 상승한 극한 상황에서는 전체 배수가 46배수까지 감소했지만, 이외에는 48배수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보여주었다. 아쉽게도 설명처럼 53배수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진 못했는데, 해당 테스트 자체가 고강도 테스트라 실제 상황에서는 이보다는 배수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ABT는 말 그대로 CPU 성능의 남은 부분까지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영상이나 연산 처리 등 빠른 성능이 곧 생산성과 직결되는 환경이라면 쓸만한 기능이고, 게이밍 데스크톱이라면 코어 i7-11700K로도 충분한 게이밍 성능을 낼 수 있다. 물론 ABT가 이번에 처음 도입된 기술이라 시일이 지나면 성능이 더욱 개선될 수 있으리라 본다.
새로운 공정은 무난··· 보급형 제품도 기대돼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출처=IT동아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 적용된 사이프러스 코브 아키텍처는 인텔의 과도기를 넘어서기 위한 관문이다. 이미 인텔은 2014년 9월에 14nm 아키텍처 기반의 ‘브로드웰’을 내놓은 바 있고, 이후 2015년 8월에 똑같이 14nm 아키텍처인 ‘스카이레이크’를 공개해 14nm의 기반을 닦았다. 하지만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가 무려 5년 가까이 유지되면서 소비자들 역시 아키텍처 교체에 따른 큰 성능의 변화를 갈구해왔다.비록 새로운 아키텍처마저 14nm로 출시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이전처럼 코어수만 높이면서 성능을 끌어올린 게 아닌 실질적인 성능 향상은 확인됐으니 조금은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전반적인 테스트에서 코어 i9-11900K는 전작인 i9-10900K에 소폭 앞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i9-11900K는 8코어 16스레드고, i9-10900K는 10코어 16스레드다. 코어 수가 적지만 성능은 조금 더 높으니 개별 코어당 성능 자체는 확실히 향상되었고, 4~8코어 지원 게임이라면 i9-11900K가 앞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i5-11600K도 6코어 12스레드 구성으로는 i9-11900K와 비슷한 게이밍 성능을 보여주는 게 인상적이다.
2021년 30월 30일 기준 11세대 인텔 코어 i9-11900K의 인터넷 최저가는 68만 원대, 코어 i5-11600K의 최저가는 32만 원 선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가격이 소폭 상승한 반면, 부가 기능은 크게 확장됐으므로 지금 컴퓨터를 맞춘다면 11세대를 노리는 게 유리하다. 어떤 조건에서도 최상의 품질을 원한다면 코어 i9-11900K를, 합리적이면서 효율적인 고성능 게이밍 PC를 생각한다면 코어 i5-11600K가 적합하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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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새로운 설계로 돌아왔다,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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