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Z플립1과 아이폰12 미니를 사용하고 있는 '소형 휴대전화' 수요자로서 아이폰13 미니 출시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엔 시큰둥했다. 하지만 며칠 사용해보니 '기존에도 좋던 카메라를 한층 더 개선했구나' 하고 느꼈다. 사진의 '한 끗 차이'를 곳곳에서 개선한 다재다능한 휴대전화인 것이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비교 포인트는 '카메라'다. 아이폰12 미니 카메라도 충분히 좋았지만 아이폰13 미니는 렌즈가 커지고 성능도 더 개선됐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야간에 광화문에서 조명에 비친 사물들을 찍어보니 전작과의 차이가 눈에 보였다. 경복궁 앞 해태상을 촬영해 보면, 아이폰12 미니가 좀 더 노란빛이 살짝 도는 따뜻한 색감으로 사진을 저장하는 반면 아이폰13 미니는 색감을 좀 더 차갑고 정확하게 받아들였다. 센서가 커지면서 야간 모드가 아닌 일반 어두운 환경에서 사진을 찍을 때 빛을 받아들이는 정도도 아이폰13 미니가 좀 더 개선됐다.
A15 최신 칩셋을 탑재하면서 추가된 '사진 스타일'과 '시네마틱 모드'도 새로운 기능이다.
'시네마틱 모드'는 영화에서처럼 주인공이 말할 때는 주인공 얼굴에, 다른 등장인물이 말할 때는 다시 그 인물 얼굴로 영상 초점을 옮겨주는 기능이다. 시네마틱 모드로 커피숍에서 맞은편에 앉은 사람을 찍다가 더 뒤쪽에 앉은 사람 얼굴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바로 초점이 그쪽으로 옮겨지고 나머지 부분은 희미하게 처리됐다. 360도로 카메라를 돌려보면 커피숍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네모 박스로 모두 인식하고, 간편하게 초점을 옮겨갈 수 있게 지원해줘 고성능 인공지능(AI) 기기를 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초점은 영상을 촬영한 후에 시간대별로 변경할 수도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사진 스타일'도 디테일을 더욱 다채롭게 해주는 기능이었다. 사진을 찍기 전에 버튼 하나로 '풍부한 대비' '따뜻하게' '차갑게'와 같은 틀을 넘겨 가며 선택하면 사진 전반을 선택한 톤에 맞춰 적용해주고, 그 안에서 톤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폰12 시리즈에도 색상 조절 기능이 있었지만 그때는 배경을 차갑게 하려다가 사람 얼굴까지 차갑게 만들어버려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아이폰13 시리즈에서는 등장인물의 피부색을 그대로 두면서 배경 느낌만 차갑게 또는 따뜻하게 적용할 수 있다.
아이폰12 미니에는 광학 이미지 흔들림 보정(OIS) 기능이 탑재됐는데, 아이폰13 미니에는 여기에 더해 센서 자체가 움직이는 '센서 시프트 OIS' 기능도 탑재됐다. 손떨림을 한층 더 잘 보정해주고, 자동차나 드론 등 일정한 진동이 있는 기계에 아이폰을 얹어 영상을 촬영할 때 흔들림을 더 잘 잡아준다.
배터리 용량이 증가하면서 동영상 재생 시간이 2시간가량 늘어났고, 시네마틱 모드 등을 위해 내부 설계를 새로 짜면서 무게는 7g 늘어난 140g이 됐다. '작은 휴대전화'를 선호하되 최첨단기능까지 필요하진 않은 사용자라면 바로 전작인 아이폰12 미니나 아이폰SE 2세대도 고려해 볼 만하다. 아이폰13 미니는 최소 용량이 128GB 모델로 95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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