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거울 정렬하는데 3개월 걸려… 초기 이미지는 정확도 떨어질 듯
앞으로의 과제는? 빅뱅後 우주, 외계행성 찾는 임무
올여름부터 본격 관측 활동 기대 “우주 신비 밝히는 의미있는 걸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태양, 지구 배치도. 실제 거리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NASA 제공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지구를 떠난 지 한 달 만인 이달 25일 오전 4시 최종 목적지 라그랑주 점2(L2)에 최종 진입했다. 빅뱅 직후 초기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 개발된 제임스웹이 150만 km의 여정 끝에 임무수행 장소에 안착한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빌 넬슨 국장은 “인류가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데 한걸음 더 다가섰다”며 “올여름 제임스웹의 첫 관측 이미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웹이 지구에 처음 보내올 관측 이미지는 어떤 천체일까. 천문학계에서는 우리 은하와 가까워 관측이 용이한 ‘대마젤란은하’가 유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97초간 추진 장치 가동해 궤도 안착
제임스웹은 1990년대부터 고도 537∼541km의 지구 저궤도를 돌며 관측임무를 수행한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평가된다. 1996년부터 제작에만 약 100억 달러(약 11조8000억 원)가 투입된 천문학 사상 최대 프로젝트다. 제임스웹은 금빛의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 형태로 이어 붙여 만든 주경의 지름만 6.5m에 이른다. 가시광선, 근적외선 스펙트럼을 관찰하던 허블 우주망원경과는 달리 적외선 대역 관측도 가능해 우주의 더 깊숙한 공간을 관측할 수 있다. 우주 과학자들은 향후 중간 크기의 블랙홀, 우주 팽창 속도 등 그동안 연구가 어려웠던 분야에 새로운 관측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뱅 직후 우주 생성 초기 신호를 포착하고 외계행성을 찾는 임무도 맡았다. 제임스웹이 지구와 달 사이 거리(40만 km)의 4배에 이르는 거리를 날아 찾아간 새 홈그라운드는 우주를 관측하기에 최적지로 꼽히는 L2지점이다. 태양과 지구 사이가 아닌 태양과 지구 바깥쪽에 위치한 이곳은 태양과 지구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중력)과 L2 점의 물체가 궤도 밖으로 벗어나려는 원심력이 서로 상쇄돼 힘의 균형을 이뤄 마치 고정된 것처럼 별도의 추진 장치 없이 궤도를 돌 수 있다.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져 있어 태양빛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는 약 1억5000만 km이며 지구에서 제임스웹이 위치한 라그랑주 L2까지의 거리는 약 150만 km다. NASA는 24일 “제임스웹이 지구에서 L2 지점에 안착하기 위해 약 297초 동안 추진 장치를 가동했다”며 “이를 통해 제임스웹의 궤도 진입 속도에서 초속 1.6m를 추가할 수 있었고 궤도에 무사히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18개의 거울 정밀하게 정렬해야
제임스웹은 앞으로 약 3개월간 18개의 거울을 세밀히 정렬하는 고난도의 작업을 진행한다. 18개의 거울은 정렬 초기에 수 밀리미터(mm) 간극이 생기는데 이는 먼 은하에서 별을 관측할 때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정렬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도 있다. 제인 릭비 NASA 제임스웹 운영 프로젝트 담당 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제임스웹의 초기 관측 이미지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며 “초기 관측 이미지는 보기 흉하고 흐릿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제임스웹 연구팀은 초기 관측 이미지 공개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4월 24일쯤 거울 정렬 절차가 완료되면 정확한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릭비 연구원은 “18개의 거울은 개별 ‘프리마돈나’라고 보면 된다”며 “프리마돈나가 합창단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정이 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웹이 처음으로 관측할 대상은 아직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첫 관측 대상에 대마젤란은하 유력
과학계에서는 대마젤란은하가 제임스웹의 첫 관측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정렬 후 초기 작동이 제대로 되는지 테스트를 하려면 밝기가 균일한 천체를 관측할 가능성이 높아 대마젤란은하가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이 은하는 지구에서 약 17만 광년 떨어져 있는 가장 가까운 은하 중 하나로 별의 탄생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임스웹의 관측 이미지가 별의 탄생이나 우주 생성과 진화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제임스웹 연구팀은 “우리 은하와 가까운 왜소 은하인 대마젤란은하 관측을 통해 제임스웹을 시운전할 계획을 잠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대마젤란은하는 밝기가 균일해 관측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임스웹은 앞으로 5∼10년간 L2에 계속해서 남아 우주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제임스웹, 제일 먼저 보여줄 천체는 뭐니?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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