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체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미국 게임 개발업체 번지를 36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짐 라이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이번 인수는 현재 구축한 게임 경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의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그룹 CEO도 "번지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비디오게임을 만들어 계속 진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1991년 설립된 게임 개발업체 번지는 1인칭 슈팅게임 '데스티니'와 '헤일로'를 출시하며 유명세를 탔다. 특히 헤일로 시리즈는 MS의 콘솔인 엑스박스용 콘텐츠로, 2001년 발매된 이후 6편의 정식 시리즈를 출시할 정도로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다.
번지는 인수 이후에도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독립 자회사로 운영된다. 소니 산하 스튜디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게임 개발과 출시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번지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독립성을 지켜주면서 번지를 조건 없이 지원하고 발전을 가속화해줄 파트너를 찾았다"고 밝혔다.
소니가 4조원대 거액을 들여 번지를 인수한 것은 지난달 중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MS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콜오브듀티' 등 블리자드가 보유한 유명 게임들이 MS에서만 제공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등 게임업계에서 '독점 제공' 콘텐츠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있어서다.
MS는 2017년 월 10달러의 구독료를 내면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 '게임 패스'를 출시했으며, 현재 구독자가 25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700만명의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구독자를 보유한 소니 또한 게임사 인수로 콘텐츠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앤드루 우어크비츠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소니와 MS는 여러 해 동안 인재와 개발자를 위한 군비 경쟁에 빠져 있다"며 "콘솔시장의 사이클과 거대한 구독 서비스의 시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인자라는 타이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초부터 게임업계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이 연달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게임 GTA로 유명한 대형 게임회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가 미국의 소셜네트워크 게임 개발업체 징가를 127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어 18일에는 MS가 글로벌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에 인수하며 초대형 M&A를 성사시켰다.
구글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도 게임 구독형 서비스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게임업계 M&A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소니와 MS, 닌텐도 등 콘솔 플랫폼 회사들은 더 많은 스튜디오를 갖추길 원할 것"이라며 "애플, 메타, 알파벳도 기꺼이 게임회사의 구매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니, 게임사 `번지` 36억달러에 인수…블리자드 인수 MS에 맞불 - 매일경제
Read More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