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피스 사업은 소행성 '아포피스'가 지구와 가까워지는 2029년 4월 13일, 탐사선을 이용해 아포피스 표면을 관찰하는 프로젝트다. 이날 아포피스는 지구 표면으로부터 3만1000km 거리까지 접근하는데, 이는 지상에서 맨눈으로도 관찰할 수 있는 거리다. 무엇보다 지구와 가까워지면 탐사선의 핵심인 연료량이 확 줄어든다는 이점이 있다. 아포피스와 같은 큰 천체가 이처럼 '지구 뺨'을 스쳐 지나가는 일은 1801년 이후로 없었다. 1000년에 한 번 찾아오는 기회인 셈이다.
프로젝트는 탐사선을 쏘아 올려 아포피스 표면의 지구 접근 전후 변화 탐색을 목적으로 한다. 소행성은 주로 '우주의 화석'이라고 불리는데, 화석으로 공룡시대를 예측하듯 우주 초기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포피스 표면 관측을 위해선 2027년 10월 탐사선 발사가 이뤄져야 한다. 발사 후 1여년간 아포피스로 날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포피스가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보다 미리 날아가는 이유는 '최소한의 연료'를 사용하기 위함이다. 아포피스가 지구와 가까워질수록 탐사선이 아포피스의 상대속도에 맞추기 위해선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아포피스 지구 근접 약 1년 반 전, 즉 탐사선이 발사되는 시점이 가장 적은 연료를 사용하는 적기라는 게 연구진의 입장이다.
이때 탐사선은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를 통해 발사된다. 다만 현재의 누리호가 아닌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다.
이날 공청회 발표를 맡은 최영준 천문연 박사에 따르면 아포피스 탐사선은 현재의 누리호 3단 모델에 4단 킥모터와 페어링을 재설계한 누리호에 실린다. 킥모터란 우주발사체가 우주 임무를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추진기관으로, 탐사 미션에 있어 성공과 실패 가르는 가장 중요한 추진제다.
2027년 10월 17일, 예정대로 탐사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3단과 4단 킥모터∙탐사선이 분리되면서 21일 지구 중력권을 탈출하게 된다. 이후 2028년 10월 23일 탐사선은 지구로부터 4000만km 거리, 아포피스로부터 100만km 거리에 도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 소행성 편광관측으로 진행된다. 위상각 0도에서 120도까지 10도 간격으로 촬영하는 방식이다. 위상각이란 태양과 아포피스, 탐사선의 사잇각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개발되는 평광 카메라는 이번 탐사선의 핵심 탑재체다. 최 박사는 "중력이 없는 소행성 주변을 다양한 위상각에서 관측한다는 건 굉장히 도전적"이라고 평가했다.
최 박사는 "탐사선의 속도가 초속 36km인데, 이는 총알보다 40배 빠른 정도"라며 "또한 지구와 태양의 거리가 1억5000만km인데 탐사선은 총 18억km를 비행한다. 이번 아포피스 프로젝트의 탐사선은 한국이 만든 어떤 물건보다 빠르게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탐사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 타고 소행성行∙∙∙3900억원 규모 '아포피스' 시동 - 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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