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별로 부상 혹은 부진한 외국인 선수 교체 수순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 총액 100만 달러가 오히려 발목
리스크 줄이기 위해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봄바람이 물러갈 때쯤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퇴출 칼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6월을 앞두고 순위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각 구단들의 외국인 선수 교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KT는 시즌 개막한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벌써 2명의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쿠에바스(투수), 라모스(타자)를 퇴출하고, 웨스 벤자민(투수)과 앤서니 알포드(타자)를 영입하며 2번의 교체 한도를 일찌감치 모두 사용했다.
지난해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쿠에바스는 그해 12월 110만 달러에 재계약했지만 올 시즌 ‘퇴출 외국인 선수 1호’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LG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내야수 리오 루이즈의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이 쓸 만한 외국인 타자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밖에 타자 쪽에는 야시엘 푸이그(키움 히어로즈)와 DJ 피터스(롯데), 마이크 터크먼(한화), 투수 쪽에서는 글렌 스파크맨(롯데)과 이반 노바(SSG)가 부진한 성적으로 소속 팀에 고민을 안기고 있다.
특히 푸이그, 루이즈, 터크먼, 노바 등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상한액인 총액 100만 달러(12억원)에 데려온 선수들이라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외국인 선수의 교체와 영입 비용은 만만치 않다. 구단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다. 최근 2년 간 코로나19 여파로 광고와 관중 수입이 뚝 떨어지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교체에 나설 경우 기존에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헛돈을 쓰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성적을 위해서 교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구단의 지출과 부담이 늘어나자 ‘몸값 상한선 폐지’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KBO리그에서는 규정에 따라 팀당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때마다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반면 출전 인원에 제한을 두더라도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늘리면 구단별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가능성 있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양성해 향후에라도 전력에 보탬이 되게끔 할 수 있다. 육성형 외국인 선수의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도 영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없다.
여기에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한 ‘100만 달러 상한제’를 손봐야 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00만 달러로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신규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 영입 금액 상한선이 없고 보유한도가 없는 일본 구단과 ‘머니싸움’서 국내 구단들이 항상 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 중에서도 추리고 추려 데려온 선수가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체 수순을 밟게 된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기왕 해야 한다면 좀 더 확실한 투자를 통해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 리그 질을 높이는 것이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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