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별을 키우는 진홍색 요람으로 불리는 전갈자리 부근 휘선성운(발광성운, emission nebula)이 지상 천문대에 포착됐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FS)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칠레 세로 톨롤로 천문대의 SMARTS 0.9m 망원경이 잡아낸 휘선성운 ‘RCW120’의 최신 이미지를 공개했다.
전갈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4300광년 떨어진 ‘RCW120’는 ‘Sh2-3’으로도 불린다. 성운을 타오르는 불꽃처럼 보이게 하는 인상적인 붉은빛은 젊고 뜨거운 대질량 천체가 방사하는 자외선에 수소가스가 전리되면서 발생한다.
천문학자들은 전리된 수소가스가 빛을 내는 이런 영역을 HII(H2) 또는 전리수소 영역이라고 부른다. HII 영역은 가스와 먼지를 재료로 하는 별들이 새롭게 탄생하는 현장이기 때문에 ‘별의 요람’으로 통한다.
보통 젊은 별은 많든 적든 스스로 탄생한 분자 구름의 일부를 전리한다. 분자 구름 대부분의 영역을 전리할 만큼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것은 크고 뜨거운 별들이다. 젊은 성단의 경우 대개 이런 큰 에너지를 만들어 수 있어 젊은 산개성단 주위에서 휘선성운이 종종 관측된다.
휘선성운의 색은 화학 조성이나 전리 정도에 따라 변한다. 대부분 성간가스에 수소가 포함되고, 수소 전리에 소요되는 에너지는 비교적 작아 휘선성운들은 붉게 보인다. 이 빨간색은 수소 원자에 자외선이 닿아 전리가 재결합했을 때 나오는 파장 중 하나인 Hα선에서 비롯된다.
다만 큰 에너지가 공급되는 환경이라면 수소 외의 원소도 전리되기 때문에 녹색이나 청색 휘선성운이 될 수도 있다. 즉 성운의 스펙트럼을 조사함으로써 그 화학 조성을 알아낼 수 있다. 휘선성운의 90%는 수소이고 나머지를 헬륨이나 산소, 질소, 기타 원소가 차지한다는 게 천문학계 통설이다.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휘선성운 중 아름다운 것으로는 지구에서 궁수자리 쪽으로 약 5200광년 떨어진 석호성운(M8, NGC 6523)과 오리온성운(M42, NGC 1976)이 손꼽힌다. 오리온자리에 위치한 HII 영역인 ‘NGC 2174’, 일명 ‘원숭이 머리 성운’ 역시 우주 마니아들에게 인기다.
눈여겨볼 점은 ‘RCW120’에서 우리은하에서 가장 밝은 별 중 하나가 될지 모르는 갓 태어난 별이 관측됐다는 사실이다. NOIRLab에 따르면, 이 별은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하는 허셜 우주망원경이 관측 활동 중 잡아냈다. 발견 시점에 이미 질량이 태양의 8~10배로 추정됐으며, 주위에 존재하는 풍부한 가스나 우주 먼지를 흡수, 향후 수십만 년에 걸쳐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은하 최고로 밝은 별, RCW120 성운서 탄생 - 스푸트니크::sput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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