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만큼 천문학과 대중과의 간격이 좁아진 해가 있었을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쉴 새 없이 새 관측 자료들을 공개했고, 아르테미스 미션은 4전 5기 끝에 발사에 성공하며 인류의 달 탐사를 다시 시작시켰다. 2022년 말을 맞이하여 올해에는 어떠한 천문학 및 우주 이벤트가 있었는지, 그리고 인터넷을 뒤흔들며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10가지 주요 천문학 뉴스를 뽑아본다.
1.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발사 성공 그리고 순항
2021년 크리스마스에 지구를 떠나서 성공적으로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발사 직후부터 매우 바빴다. 성공적으로 전개, 설치과정이 진행되어야 했으며, 1월 말에는 지구로부터 약 150만 km 정도 떨어진 라그랑주 L2 주변 헤일로 궤도(L1, L2, L3 라그랑주점 근처의 주기적인 3차원 궤도: 두 천체 간의 중력 상호작용, 코리올리 효과, 우주선의 원심력이 종합되어 나타나는 궤도이며 다소 불안정한 궤도 특성상 계속해서 궤도 수정이 필요함)지점의 원하는 궤도에 안착하였다.
이후 거울 및 미세 정렬 작업이 시작되었으며, 망원경의 냉각과 수많은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시험 운전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6월경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관측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며 첫 관측을 시작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첫 번째 공개한 이미지는 남쪽 하늘 날치(Volans)자리 근처 SMACS 0723 은하단의 딥 필드 이미지였다.
과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다. 작고 희미한 천체를 포함하여 수천 개의 은하로 가득 차 있는 사진이며 은하단의 수많은 천체가 결합한 무거운 질량은 중력 렌즈 역할을 하고 있다. 우주 나이가 10억 년 미만일 때 관찰된 일부 은하를 포함하여 멀고 희미한 은하들까지 매우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먼 행성의 대기에서 물을 발견했으며 별의 죽음과 탄생을 자세히 관측했다. 또한, 은하의 진화와 상호작용을 자세히 관측했으며 가장 오래된 은하의 기록을 연이어서 갈아치우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우리 태양계의 행성들과 위성들 관측도 빼놓지 않고 수행하고 있으며 외계 행성의 직접 관측 결과도 보여주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결과만으로도 2022년의 10대 천문학 뉴스를 모두 선정할 수 있을 정도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이미 천문학의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내년이 더 기대가 된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망원경이며 어두운 미래를 관측하기에 안성맞춤인 해상도와 민감도를 지닌 망원경이기에 관측할 대상은 여전히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2. 다시 달을 밟은 인류, 아르테미스 미션
아르테미스 1(Artemis I) 미션은 아르테미스 2 미션(Artemis II)과 함께, 1972년 마지막으로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17호 이후 53년 만에 처음으로(예정 2025년) 다시 유인 달 착륙을 하는 우주선인 아르테미스 3(Artemis III) 미션을 위한 준비 미션으로 수행되는 임무이며, 상단의 오리온(Orion) 캡슐 우주선, 우주 발사 시스템(SLS: Space Launch System) 로켓, 그리고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 센터의 지상 시스템을 최초로 통합 테스트하는 미션이다.
발사 전부터 아르테미스 미션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로켓인 우주 발사 시스템을 통해서 큰 유명세를 탔다. 인류를 처음 달에 밟게 해준 새턴 5호 로켓과의 비교는 물론이며 스페이스 엑스의 스타십 로켓과도 비교되던 우주 발사 시스템은 앞으로의 미항공우주국(NASA) 미래와 직결되는 소중한 자산이며 더 강력하게 진화할 것이다.
아르테미스 1 미션은 플로리다에 있는 NASA 케네디 우주 센터의 발사대 39B에서 현지 시각 동부 표준시 기준 2022년 9월 3일 오후 2시 17분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이후 네 번의 시도 끝에 11월 16일 성공적으로 발사가 진행되었다. 마침내 50년 만에 인류의 달 탐사가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후 26일간의 대장정 끝에 수많은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르테미스 미션은 성공적인 스플래시다운과 함께 지구 복귀 역시 문제없이 수행해 냈다. 이후 탐사선의 복구까지 완료하며 역사적인 미션의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아르테미스 미션은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위 성공을 토대로 내년엔 아르테미스 2 미션이 시작된다.
3. 지구를 지켜라 – DART 미션
6,600만 년 전, 공룡 대멸종의 주된 이유는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직경이 불과 몇 km 정도 되는 소행성이나 혜성들도 순식간에 지구 생명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에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s)이나 혜성들은 인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이중 소행성 방향 전환 테스트)라 불리는 위 임무는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소행성이나 혜성의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을 테스트하는 임무이다.
NASA의 대규모 행성 방어 전략의 일부인 DART는 2021년 11월 지구를 출발했다. 목표 소행성을 자유롭게 탐색하며 Kinetic impact라 부르는 편향 방법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소행성에 충돌하는 계획을 가지고, 이번 DART 임무에서는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는 소행성 중 한 소행성의 움직임을 약간 변경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큰 위험이 있는 소행성에 인공위성이나 탐사선이 충돌할 때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디디모스 I 디모르포스는 지구 근처 소행성 65803 디디모스의 위성 소행성(쌍소행성계)이며, DART 미션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다. 2022년 9월 26일, DART 미션은 10개월간의 대장정 끝의 디모르포스에 정확히 충돌하며 인류의 지구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던 충돌 장면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뿐 아니라 허블 그리고 근처의 여러 우주망원경 그리고 지상의 망원경들에 까지도 촬영되며 미션의 대성공을 알렸다.
속도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소행성이 이동하는 경로에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해 준 위 미션은 이론적으로 인간이 예측하던 지구 방어 전략이 맞았음을 상기시켜주며 적어도 공룡의 대멸종 때와 같은 비극은 더 없을 것이라는 인류의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4. 우리은하 중심의 블랙홀 관측
지난 2019년, EHT (Event Horizon Telescope) 팀은 인류 역사 최초로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의 초대질량 블랙홀 M87*의 가장자리 생김새를 공개했다. 인류 역사상 블랙홀 가장자리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수많은 관측자료와 함께 장기간의 시뮬레이션 및 계산이 이용되었으며 공개된 블랙홀의 그림자는 과연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로부터, 3년 후 또 다른 블랙홀의 그림자가 공개되었다. 바로 우리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인 궁수자리 A*(Sgr A*) 블랙홀로, 이는 현재까지 인류가 관측한 블랙홀 중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질량이 작지만, 지구와의 거리가 가까운 탓에 M87* 블랙홀과 비슷한 크기를 보인다. 참고로 거리가 멀더라도 질량이 커야 관측이 쉬운 블랙홀 특성상 본 관측은 쉬운 관측이 아니었다.
또한, 두 블랙홀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해 보였으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맞는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물론 두 블랙홀의 다른 점도 존재한다. 예를 들면, 이전 M87* 블랙홀과 비교했을 때 우리은하 중심부의 블랙홀은 제트와 같은 강력한 물질 분출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두 블랙홀이 어떻게 유사하고 다른지에 관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면, 초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에서 가스가 어떤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는지 알 수 있으며 블랙홀 제트의 물리학적 기원과 은하의 형성에 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두 관측이 블랙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향상시켜줄 것이며 거대한 블랙홀이 주변 환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5. 허블 우주망원경, 가장 큰 혜성의 핵을 발견하다 베르나르디넬리-베른스타인혜성
2022년 4월, 허블 우주망원경은 가장 큰 혜성의 핵(먼지, 얼음 등으로 구성된 혜성의 중앙 부분)을 발견해서 화제가 되었다. 2014년 처음 발견된 위 혜성은 C/2014 UN271(Bernardinelli – Bernstein 베르나르디넬리-베른스타인)로 명명되었으며, 매우 먼 거리에서도 너무 밝은 밝기를 자랑하고 있기에 혜성의 핵이 매우 큰 것으로 예측되고 있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행성 과학 및 천문학자 데이빗 쥬잇 교수(Prof. David Jewitt)가 이끄는 천문학 팀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영상과 다른 근적외선 파장대에서 포착한 영상을 이용한 연구 결과 위 혜성의 반지름이 최소 60km가 넘는다고 보고했다. 잘 알려진 혜성 중 1P/Halley(핼리 혜성)의 반지름이 5.5km, 67P/Churyumov-Gerasimenko(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의 반지름이 2km임을 생각해보면 위 혜성의 크기는 엄청남을 알 수 있다. 참고로 2060Chiron(혜성식 이름으로 95P/Chiron)은 반지름이 100km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위 천체는 미행성과 혜성의 중간 정도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위 베르나르디넬리-베른스타인 혜성은 가장 큰 ‘혜성’으로 기록되었다.
위 혜성이 중요한 이유는 궤도를 도는 혜성의 궤도 범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위 혜성은 태양계 바깥의 가상 천체이자 장거리 얼음 혜성들의 고향으로 알려진 오르트 구름(Oort cloud)에서 유래한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우리 태양계의 먼 외곽에서 태양을 돌고 있으며 지구와 태양에 가장 가까이 근접할 2031년 1월에도 지구-태양 거리의 대략 10배 정도의 거리까지만 접근한다.
(85)
2022년 천문학 및 항공·우주 주요 뉴스 TOP 10 – Sciencetimes - Science Times
Read More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