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사진 촬영가 이완수·시우씨 부자가 지난 19일 촬영한 C/2022 E3(ZTF) 혜성. (이완수씨 제공) /뉴스1 |
5만년 만에 태양계 안쪽으로 찾아온 C/2022 E3 혜성이 국내에서도 포착됐다.
천체사진 촬영가 이완수씨(54)와 아들 시우씨(20)는 지난 19일 충북 괴산 밤하늘에서 녹색 빛의 이온 꼬리를 가진 C/2022 E3(ZTF) 혜성을 사진에 담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 부자는 "설날(22일) 전 그믐이나 설날 밤이 5만년 만에 찾아오는 '진객'(珍客)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혜성을 관측하기에 좋은 괴산에서 망원경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씨 부자는 19일 오전 2시30분부터 오전 4시까지 1시간22분 동안 106㎜ 굴절망원경(FSQ106edx4/645RD/ZWO EAF)과 모노카메라를 이용해 C/2022 E3 혜성을 찍었다고 한다.
C/2022 E3은 목성 부근을 지나는 게 작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마천문대의 광역 천체 관측장비 '츠비키 순간포착 시설'(ZTF)에서 처음 포착된 장주기 혜성이다.
이 혜성은 지름이 약 1㎞ 정도로서 지금까지 맨눈으로 볼 수 있었던 혜성들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지구와는 더 가까운 거리를 지나간다.
천체사진 촬영가 이완수·시우씨 부자가 천체촬영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이완수씨 제공) /뉴스1 |
특히 이 혜성은 지난 12일 태양 최근접점을 지나 지구와 가까워지면서 지역에 따라 밤하늘에서 맨눈으로 관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 혜성은 내달 1일엔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을 지나며 최대 밝기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월 초엔 보름달이 뜰 예정이어서 달빛 때문에 이 혜성을 관측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후엔 이 혜성이 화성 근처를 지나는 내달 10일쯤이 관측하기에 좋은 날로 꼽힌다.
천문학계에 따르면 C/2022 E3은 얼음과 먼지로 구성돼 녹색 빛을 띠고 있으며, 태양계 끝을 둘러싼 이론상 영역인 '오르트구름'(Oort Cloud)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혜성이 마지막으로 지구에 근접해 지나간 건 멸종한 화석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이 아직 유럽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던 때였다. 이 혜성은 지구~태양 간 거리의 2500배가 넘는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왔으며, 다음에 다시 태양계 안쪽으로 들어오는 건 5만년 뒤가 될 전망이다.
이번에 C/2022 E3 촬영에 성공한 이씨 부자는 그동안 천체관측과 촬영을 함께해왔다고 한다. 아버지 완수씨는 작년에 천문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아들 시우씨는 현재 충남대 천문우주학과에 재학중이다.
이씨 부자는 "이 혜성이 모든 이들의 평안을 가져다주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chansun21@news1.kr
"액운은 가라"… '진객' 혜성 C/2022 E3 촬영한 父子의 소망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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