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망원경, 2억5천만광년 거리 ‘ARP 220’ 촬영
크기는 우리 은하 5% 불과하지만 가스의 양은 비슷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2억5천만광년 거리의 충돌은하 ‘ARP 220’. 나사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구에서 2억5천만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태양의 1조배가 넘는 빛을 발하는 은하의 상세한 모습을 촬영했다. ‘Arp 220’라는 이름의 이 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충돌(병합)하고 있는 두개의 나선 은하로 이뤄진 천체다. ‘ARP 220’는 미국의 천문학자 할튼 크리스티안 아프(1927~2013)가 1966년에 완성한 은하 모음집 ‘특이은하 목록’(Atlas of Peculiar Galaxies )에 220번째로 수록된 은하란 뜻이다. ARP 220은 적외선에서 가장 밝게 빛나기 때문에 강력한 근적외선 카메라와 중적외선 기기가 탑재돼 있는 제임스웹망원경으로선 아주 이상적인 관측 대상이다. ARP 220처럼 적외선에서 엄청난 빛을 발하는 은하를 초발광적외선은하(ULIRG)라고 부른다. ARP 220은 초발광적외은하 중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것이다. ARP 220이 내는 빛은 태양의 100억배인 우리 은하의 빛보다도 300배나 밝다.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는 사진에 나타난 두 나선 은하의 충돌은 약 7억년 전 시작됐다고 밝혔다. 충돌 과정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폭발은 무수한 별들을 탄생시켰다. 5000광년에 이르는 우주 공간에 거대한 성단 약 200개가 몰려 있다. 5000광년은 우리 은하에 비하면 5% 정도의 작은 영역이지만, 이 영역에 있는 가스의 양은 우리 은하 전체의 가스 양과 비슷하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나사의 허블우주망원경이 2008년 촬영한 충돌은하 ‘ARP 220’. 나사 제공
앞서 허블우주망원경은 두 은하의 핵이 서로 1200광년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 바 있다. 미국항공우주국의 찬드라엑스선 망원경은 두 은하의 중심에서 초대형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했다. 은하의 중심에서는 가스들이 회전하면서 고리를 형성하고, 이 고리에서는 눈부신 적외선이 발산되고 있다. 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8가지 방향의 회절 스파이크는 그 눈부신 빛이 만들어낸 것이다.
손상모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은하의 중심부 충돌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별들이 탄생하면서 마치 ‘우주의 등대’와 같이 밝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 충돌은하의 외곽에 있는 파란빛은 중력에 의해 은하계 밖에서 끌려온 물질이 내는 빛이다. 붉은 오렌지색은 유기 물질로 은하 전체에 고루 퍼져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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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보다 1조배 밝은 두 은하의 충돌, 그곳은 '별들의 고향'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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