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니치천문대, 올해의 천문 사진 수상작 발표
올해의 천문 사진가 대상 ‘뜻밖의 안드로메다’. © Marcel Drechsler, Xavier Strottner, Yann Sainty/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영국 그리니치천문대가 주최하는 ‘올해의 천문 사진가’ 공모전 대상에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M31)의 전혀 새로운 모습을 담은 사진이 선정됐다. 15회째인 2023년 공모전엔 64개국에서 4000점 이상의 사진이 출품돼 11개 부문에서 경쟁을 벌였다. 대상작은 3명의 아마추어 천문사진가가 프랑스 낭시 근처에서 찍은 것으로, ‘뜻밖의 안드로메다’라는 제목처럼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은하 옆의 우주공간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천문 현상을 포착했다. 바로 활처럼 휜 거대한 푸른빛 플라스마구름이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천문 사진가들의 단골 촬영 대상이지만 이런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 공개된 적은 없다. 이 작품 을 제출한 사진가들은 “현재 과학자들이 새로 발견된 이 거대한 우주물체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사진은 “안드로메다를 새로운 방식으로 제시할 뿐만 아니라 천체 사진의 품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며 “가치만큼이나 눈부신 천문사진”이라고 평했다.
하늘풍경 부문 우승작 ‘거대한 우주 불꽃놀이’. © Angel An/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대기권 밖의 우주불꽃놀이…태양에 새겨진 물음표 하늘풍경 부문 우승작은 대기권 밖 우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방전 현상(번개)을 포착한 ‘거대한 우주불꽃놀이’에 돌아갔다. 히말라야 산백의 한 능선에서 찍었다고 한다. 심사진은 “색상의 그라데이션 자체도 아름답지만 플라스마의 섬세한 구조까지 포착해 인상적”이라며 “시선을 끌 수밖에 없는 불안하고 외계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태양 부문 우승작 ‘태양의 질문’. © Eduardo Schaberger Poupeau/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태양 부문의 1위는 태양 표면에서 물음표와 비슷한 모양의 태양 활동을 포착한 ‘태양의 질문’이 차지했다. 심사진은 “태양 사진에서 물음표 모양의 필라멘트를 본 건 처음”이라며 “오랫동안 보고 있노라면 물음표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달 부문 우승작 ‘지는 화성’. © Ethan Chappel
달에 가려지는 화성…춤추는 오로라 달 부문 우승은 달에 화성이 가려지는 순간을 담은 ‘지는 화성’이 차지했다. 지난해 12월8일 북미와 유럽, 북아프리카에서는 달에 화성이 완전히 가려지는 화성식(Lunar occultation of Mars)이라는 보기 드문 현상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심사진은 선명하게 드러난 달의 표면이 망원렌즈를 달 궤도에 가져가서 찍은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라고 평했다.
오로라 부문 우승작 ‘붓질’. © Monika Deviat/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오로라 부문에선 추상화를 보는 듯한 형상의 오로라를 담은 ‘붓질’이 1위를 차지했다. 심사진은 “우아하면서도 단순한 추상적 이미지가 심사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우리는 산이나 나무, 인공구조물 위에서 춤추는 오로라 사진에 익숙한데 이 사진은 오로라의 아름다움 그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색다른 감흥을 줬다”고 평했다.
행성, 혜성 및 소행성 부문 우승작 ‘햇빛에 걸린 금성’. © Tom Williams/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태양 빛에 떠다니는 우주먼지처럼 행성, 혜성 및 소행성 부문에선 해를 향한 쪽의 금성 모습을 담은 ‘태양 빛에 떠다니는’(Suspended in a Sunbeam)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문구는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이 다큐멘터리 ‘창백한 푸른 점’에서 우주의 광활함을 설명하면서 인간 존재를 ‘태양 빛에 떠다니는’(Suspended in a Sunbeam) 우주먼지라고 설파하는 대목에 등장했던 말이다. 금성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행성 중 겉보기 크기가 가장 크면서 가장 밝은 행성이다. 심사진은 “금성은 작은 망원경은 물론 육안으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이렇게 햇빛이 비치는 쪽의 대기가 드러나도록 상세하게 포착한 것이 놀랍다”고 평했다.
사람과 우주 부문 우승작 ‘제일라’. © Vikas Chander/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사람과 우주 부문에선 좌초된 선박과 회색 하늘의 별자취를 담은 ‘제일라’(사일락)이 우승을 차지했다. 제일라는 소말리아의 항구 도시 이름이다. 심사진은 “선박이 마치 안개가 자욱한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유령 이야기의 완벽한 무대가 될 수 있는 섬뜩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진”이라고 평했다.
별과 성운 부문 우승작 ‘YY Hya 별 주변의 새로운 은하 성운’. © Marcel Drechsler/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별과 성운 부문에선 ‘YY Hya 별 주변의 새로운 은하 성운’이 우승을 차지했다. YY Hya는 8시간마다 한 번씩 서로 공전하는 두 개의 왜성으로 구성된 쌍성이다. 두명의 아마추어 천문사진가와 천문학자로 구성된 팀이 이 별을 둘러싸고 있는 성운을 발견해 2021년 12월 국제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에 발표했다. 성운의 지름은 약 15광년이다. 36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출 끝에 얻은 사진이다.
신인 부문 우승작 ‘빛에 눈이 멀어’. © Aaron Wilhelm/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사자 성운, 달리는 닭 성운… 신인 부문에선 일명 사자성운으로 불리는 Sh2-132 성운을 포착한 ‘빛에 눈이 멀어’(Blinded by the Light)가 우승을 차지했다. 심사진은 “성운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촬영 기술을 연구했다”며 “미묘하면서도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우주먼지가 세밀하게 드러나고 별은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원으로 표현됐다”고 평했다.
청년 부문 우승작 ‘달리는 닭 성운’. © Runwei Xu 및 Binyu Wang/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청년 사진가 부문에선 중국의 14살 소년 두 명이 협력해 찍은 ‘달리는 닭 성운’(IC 2944)이 1위를 차지했다. 6500광년 거리에 있는 이 성운은 초보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대상으로, 성운 가운데에서 밝게 빛나는 영역이 닭이 달려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달리는 닭 성운’이란 별칭을 얻었다.
이미지 혁신 부문 우승작 `검은 메아리'. © John White/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이미지 혁신 부문 우승작은 우주 어디에선가 들려왔을 법한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검은 메아리’가 차지했다. 심사진은 “우리가 직접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천문학 데이터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시각화했다”며 “삭막하고, 아름답고, 다소 이상하지만 혁신적인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올해의 천문 사진가 대상 ‘뜻밖의 안드로메다’. © Marcel Drechsler, Xavier Strottner, Yann Sainty/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23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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