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탄소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으로 행성의 생명체 존재를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 영국 버밍엄대 등 공동연구팀은 지구형 행성의 대기에 포함돼있는 이산화탄소 비율이 같은 행성계에 있는 다른 행성에 비해 낮다면 해당 행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유추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28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에 발표했다.
현재까지 태양계 너머에 있는 행성 5200여개가 발견됐지만 망원경으로 얻는 데이터로는 해당 행성에 생명체가 움틀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는지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행성 표면에 액체 형태의 물이 있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이 높다고 보지만, 이를 직접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태양계 내 행성의 경우 행성 표면에 있는 액체가 태양 빛을 반사하며 강렬하게 번쩍이는 섬광(글린트)을 통해 액체 존재 여부를 판단한다. 예컨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에서 일종의 '반사 빛'이 관찰됐는데, 이를 통해 타이탄에 거대 호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태양계를 벗어나 멀리 떨어진 행성에서는 이와 유사한 빛을 감지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대신 '지구형 행성'이라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분석해 행성 표면의 액체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형 행성은 철과 같이 무거운 원소가 주성분이거나 규소질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이다. 수소와 헬륨이 주성분인 목성형 행성과는 달리 딱딱한 표면을 가지고 있다. 지구, 금성, 화성이 대표적인 지구형 행성이다.
연구팀은 금성, 화성과 달리 지구만 가지고 있는 특성에 주목했다. 금성, 화성에 비해 지구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상당히 적다는 점이다.
연구를 이끈 애머리 트리오 영국 버밍엄대 연구원은 "지구, 금성, 화성이 비슷한 방식으로 생성됐다고 가정할 때, 지구의 이산화탄소가 다른 행성보다 현저히 적다는 것은 탄소가 다른 어떤 요인에 의해 제거됐음을 의미한다"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조절하는 '바다'를 그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바다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현재 금성 대기 중에 남아있는 양과 비슷한 수준의 양을 바다가 수억 년에 걸쳐 흡수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순환을 통해 지구 대기에 분포된 이산화탄소의 양이 이웃 행성에 비해 적어졌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태양계 밖 행성에서 지구 환경과 유사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고갈'을 감지할 수 있다면 해당 행성에 액체로 된 물이 존재하며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신호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는 적외선 영역대의 매우 강력한 흡수체로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쉽게 감지할 수 있다"며 "이산화탄소 신호를 통해 외계 행성의 액체 존재 유무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계 밖에도 생명체 있나? CO2 비율로 확인한다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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